민담-과장님 먹을 쌀
류근삼
시골 버스 삼백리 길
덜커덩거리며
과장으로 승진한 아들네 집에
쌀 한 가마
입석버스에 실었것다.
읍내 근처만 와도
사람 북적거린다.
뚱뚱한 할매
울 엄마 닮은 할매
커다란 엉덩이 쌀가마 위에
자리 삼아 앉았것다.
"이눔우 할미 좀 보소.
울 아들 과장님 먹을 쌀가마 위에
여자 엉덩이 얹노? 더럽구로!"
하며 펄쩍 하였것다.
"아따 별난 할망구 보소.
좀 앉으마 어떠노.
차도 비잡은데 ……
내 궁딩이는
과장 서이 낳은 궁딩이다."
버스 안이 와그르르
한바탕 하 하 하 ……
사람 사는 재미가
이런 것이렸것다.
출전: 국어시간에 시 읽기1, 전국국어교사모임, 나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