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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과장님 먹을 쌀

무지개_느티 2017. 2. 4. 07:00

 

 

 

민담-과장님 먹을 쌀

류근삼

 

시골 버스 삼백리 길

덜커덩거리며

과장으로 승진한 아들네 집에

쌀 한 가마

입석버스에 실었것다.

 

읍내 근처만 와도

사람 북적거린다.

뚱뚱한 할매

울 엄마 닮은 할매

커다란 엉덩이 쌀가마 위에

자리 삼아 앉았것다.

 

"이눔우 할미 좀 보소.

울 아들 과장님 먹을 쌀가마 위에

여자 엉덩이 얹노? 더럽구로!"

하며 펄쩍 하였것다.

 

"아따 별난 할망구 보소.

좀 앉으마 어떠노.

차도 비잡은데 ……

내 궁딩이는

과장 서이 낳은 궁딩이다."

 

버스 안이 와그르르

한바탕 하 하 하 ……

사람 사는 재미가

이런 것이렸것다.

 

출전: 국어시간에 시 읽기1, 전국국어교사모임, 나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