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좋은 글

꽃-김춘수

무지개_느티 2016. 11. 18. 11:26

 

이른 출근 길

사람들도 별로 없는 조용한 뜨락에서 

아름다운 꽃에 반해 휴대전화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찍었다.

지나 가던 동료가 무엇하느냐고 인사를 건네어 시간을 보니 어느덧 20여분이 흘렀다.

기분 좋은 아침

행복한 시간

 

 

 

 

 

 

 

 

 

 

 

백일홍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출전 : 국어시간에 시 읽기1,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 나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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