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좋은 글

눈 내리는 불갑사에서 [안도현의 우리가 눈발이라면]

무지개_느티 2009. 12. 25. 00:59

 

눈꽃 속의 불갑사

 

 배롱나무에도 새하얀 흰 눈이 보는이들의 마음을 마냥 설레게 한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 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