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아침 일찍 인천을 출발해서 제천으로 향한다.
길마다 꽉 막혀 어디를 가나 신통치가 않다. 추석 때 갔던 노선따라 춘선으로 돌아서 가기로 한다.
충청권은 타 지역에 비해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지만 그래도 넉히 5시간은 가야한다.
길을 돌고돌아 제천에 도착해 시댁으로 향하다가 문화재표시를 해 놓은 간판을 보고 남편은 장락동으로 향한다.
멀리서 보아도 보물급인 탑이 보인다. 잠시 들러 가자고 한다.
30여분이면 충분하니 잠시 내리라 한다.
충북 제천시 장락동에 위치한 장락동 7층모전석탑으로 보물 제 459호이다.
장락동 7층모전석탑
장락동 7층모전석탑 보물 459호
모전석탑이란 돌을 벽돌모양으로 깎아 쌓은 탑으로, 흙벽돌을 쌓아 올린 전탑을 모방하였다 하여 모전탑(模塼塔)이라고도 한다.
탑이 서 있던 절터가 논밭으로 변하여 절의 규모는 알 수 없고, 7층에 이르는 거대한 이 탑이 주위를 압도하듯 버티고 서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당당히 서 있는 탑의 위용을 바라본다.
묵묵히 이곳에 서서 세월의 흐름을 지켜보며 탑은 아무 말이 없다.
회흑색의 점판암을 사용한 탑으로, 탑을 받치는 기단(基壇)만은 점판암이 아닌 자연석으로 1단을 마련하였으며, 그 위로 벽돌로 이루어진 7층의 탑신(塔身)을 올렸다.
탑신은 부처의 사리나 불경 등을 모셔두는 곳으로, 1층의 네 모서리에는 점판암 대신 화강암을 다듬은 기둥을 세워 그 모습이 특이하다.
또한 남쪽과 북쪽면에 사리를 두는 감실(龕室:불상이나 사리 등을 모시는 방)을 설치하여 문을 달아 놓았는데, 현재 남쪽의 것은 없어졌다.
1층의 남쪽과 동쪽면이 몹시 부서져 있는데 이러한 피해는 2층의 지붕돌까지 이르고 있다.
각 몸돌을 덮는 지붕돌은 재료가 벽돌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경사면 위아래 모두 층급을 두었으며 처마도 짧고 수평을 이룬다.
지붕돌의 네 귀퉁이에는 아래위로 구멍을 뚫어 풍경을 달도록 하였다.
탑의 머리부분에는 머리장식이 없어지고 장식받침인 노반(露盤)만이 남아 있는데, 그 윗면 한가운데에 동그란 구멍이 있고 구멍둘레로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다.
1967년 무너지기 직전에 탑을 해체하여 보수했는데, 7층 지붕돌 윗면에서 꽃무늬가 조각된 청동조각이 발견되어 혹 탑의 머리장식이 아닐까 한다.
탑신 전체에는 표면에 회를 칠했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주목된다.
만드는 형식이나 돌을 다듬어 쌓아올리는 수법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장락사 가는 길
덩그러니 놓여진 받침돌만이 절의 규모와 전각의 위치 등을 대략 짐작케 한다.
' 꽤 큰 절이었겠구나 !' 짐작이 간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주춧돌 등이 여러 채의 건물이 들어서 있던 흔적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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