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수승화강' - 역수승화강이 일어나는 세 가지 이유
p72~76
수승화강이 잘 안 되는 두 번째 이유는 감정적인 스트레스로 화기가 내려오는 길인 임맥이 막혔기 때문이다. 임맥이 막히면 화기가 가슴에서 정체되어 아랫배로 내려오지 못한다. 화기가 가슴에 머무르니 가슴이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이때 머리를 너무 많이 쓰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가슴의 화기가 아래로 내겨가는 것이 아니라 위로 올라가 역수승화강 현상이 일어난다.
지금 내 임맥 상태는 어떤지 한번 확인해보자. 먼저 엄지손가락으로 이마를 지그시 눌러본다. 벽에 압정을 박듯이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고 이마를 누른 후, 마사지 하듯이 두세 번 작은 원을 그리면서 돌린다. 이때의 압박감 정도를 기억한다.
이번에는 목 아래쪽에 움푹 들어간 곳의 밑, 흉곽의 상단부에서 시작하여 흉곽이 끝나는 검상돌기까지 몸의 중앙선을 따라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같은 방법으로 누르면서 내려간다. 이때의 느낌을 이마를 눌렀을 때와 비교해 본다. 이마를 누를 때는 그냥 압박감만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임맥을 누를 때는 어떤가? 압박감뿐만 아나리 통증이 느껴지는 곳이 있는가? 이마보다 확실히 아픈 부위가 있을 것이다. 그곳이 막힌 곳이다. 임맥이 심하게 막힌 사람은 "아얏!"하고 소리를 지를 만큼 통증을 느낀다.
누구나 살면서 화가 나고 속상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그렇다고 그때마다 화를 내거나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그저 화를 참고 삭이는 일이 일상이 되어벼렸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파악해 힘든 감정을 쌓아두지 않고 그대그때 잘 해소하는 사람은 임맥의 에너지를 잘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상태에 둔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으며, 억울하고 화가나는 일이 있어도 이를 해결하지 않고 마음속에 쌓아둔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분노, 걱정, 두려움, 슬픔, 수치심, 죄책감, 피해의식 같은 부정적인 정서들을 해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쌓아두면 가슴이 막힌다. 화기가 내려오늘 길인 임맥의 한가운데가 막히니 당연히 화기가 아랫배로 내려올 수 없다.
임맥이 막혔을 때 나타나는 흔한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 쉬기가 힘들어진다. 숨이 짧고 거칠며 가슴에서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든다.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거나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푹푹 내쉬기도 한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지 못하니 에너지와 산소가 몸 구석구석으로 순화되지 않아서 기력이 달린다. 그래서 조금만 신경을 써도 쉽게 피로해진다. 또 임맥이 막히면 가슴을 활짝 펴지 못하고, 몸을 습관적으로 웅크려 어깨가 굳고 등도 구부정해진다.
"아, 진짜 생각할수록 열받아!" 우리는 이런 말을 참 많이 하는데, 열받았을 때 열받은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좋은 대응이 아니다.
아무리 강력한 감정이라 해도 몇 분만 지나면 그 강도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계속 그 감정에 집중하고 생각하면 약해졌던 감정의 불꽃이 다시 타오른다. 부정적인 감정이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다고 하면서도 그 감정에 계속 기름을 붓는 셈이다.
감정은 매우 강력한 에너지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가슴에 쌓이면 임맥을 막고 화병으로 이어진다. 부정적인 검정에 뺘져서 힘들 때는 그 잠정을 붙들고 싸워봤자 백전백패이다. 그럴 때는 막힌 임맥을 뚫어서 감정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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