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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여행] 김주헌 촌장과 함께하는 외갓집 체험-두부만들기

무지개_느티 2011. 4. 9. 23:42

[경기도여행] 김주헌촌장과 함께하는 외갓집체험-두부만들기

 

요즘은 체험이 대세라 수학여행도 체험학습 위주로 떠난다.

경기도 양평의 한적한 농촌마을 '김주헌 촌장과 함께하는 외갓집체험'마을에서 두부만들기를 해 본다.

3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맛있는 두부가 완성된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아이들이 윷놀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주방에 들어가 두부만들기 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콩갈기는 일부는 믹서기로 갈아놓고 일부는 아이들이 맷돌로 갈아보는 체험을 한다.

아이들이 갈아놓은 콩은 1시간 이상 장작불로 끓이고 불조절을 해 가면서 거품을 삭히고 자루에 넣어 걸러낸 콩물에 간수를 부어 서서히 응고시킨다.

응고시킨 두부는 베보자기로 짜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으면 단단한 두부가 완성된다.

 

3시간 동안 어르신 두 분께서 두부만들기를 하시는 걸 지켜보면서 시골에 계신 시어머니 생각이 나 이것저것 여쭈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두부만들기가 힘드실텐데요. 고생이 많으시네요."하니 "힘들지만 내가 벌어서 쓰니 좋고 약값으로 70여만원씩 드는데 자식들한테 손내밀지 않고 이렇게 벌어서 쓰니 이게 화수분이지." 하신다.

자식들에게 폐끼치지 않으려고 하시는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 그대로다.

일하시는 모습이 아름답고 주름진 손에서 삶의 향기를 느낀다.

 

'김주헌 촌장과 함께하는 외갓집체험마을'은 마을주민들이 서로 도와 먹거리를 재배하여 공급하고 주방도 마을아주머니들께서 맡아서 요리를 해주기 때문에 집에서 먹는 반찬처럼 조미료 맛이 돌지않고 담백하고 맛이 있다.

마치 외갓집에 와서 먹는 음식처럼 정겨운 음식들이다.

 

가마솥에선 갈아놓은 콩이 익어간다. 오랫만에 보는 정겨운 모습이다.

 

초등학교 시절 괴산군 청안면의 부흥리의 어느 시골마을에 살 때 전기도 안 들어오는 두메산골이라 나무를 때서 밥을 하고 물도 불을 때서 데워서 써야했다.

명절날엔 온 마을 사람들이 집집마다 맷돌에 콩을 갈라 두부를 했었고 불린 콩을 맷돌에 갈 때면 엄마를 도와드린다고 어처구니를 잡고 힘을 보탰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믹서기에 갈아 편하게 콩을 갈 수 있지만 예전엔 일일이 맷돌에 갈아 두부를 하곤 했다.

그때 그 시절엔 화강암 맷돌 받침대 위에 밋돌을 올려놓고 맷돌을 돌리면 맷돌 돌리는 소리도 좋았고, 콩이 곱게 갈려 입자가 고운 콩을 손으로 만져보면서 갈아놓은 콩이 맷돌받침대에서 양동이로 떨어지는 모습을 마냥 신기하게 바라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오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두부만들기를 지켜본다.

 

 화강암 받침대가 없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 맷돌을 돌리면서 콩을 간다.

 

 맷돌로 갈아 놓은 콩

 

 맷돌로 갈아놓은 콩은 물과 함께 가마솥에 부어 끓여준다. 처음엔 장작불로 화력이 좋게 하여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훌떡 넘칠 수 있느니 서서히 불조절을 하여 거품을 삭힌다.

 

 이글이글 타는 장작불

갈아놓은 콩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제 장작불을 조절하여 뜸을 들일 시간

 

 뜸이 잘 들어간다.

 

콩을 끓이고 이렇게 되기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 동안에 아주머니께선 가마솥밥을 하면서 눌려 놓았던 누룽지를 건네 주신다.

구수한 향이 아주 좋다.

어릴 적 우리어머니께서는 밥을 다 하고 난 후에 밥을 푸고 나면 가마솥에 불을 때면 누룽지가 가마솥에서 분리되어 큼직하게 떨어져 나왔었다. 여기에 설타을 살짝 뿌려 주시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 바삭바삭한 누룽지에 자꾸만 손이 간다. 이 모든 정겨운 풍경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맘껏 즐길 수 있었던 시간여행의 정겨운 부엌이었다.

 

 뜸이 잘 들고 거품이 사그러지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주름진 아주머니의 모습은 우리네 어머님의 모습이다.

 

 

 

 

 

 이제 잘 뜸이 든 콩물을 자루에 부어 고운 콩물을 걸러내면 된다.

 

 자루에 담긴 콩물을 걸러낸다. 이 콩물이 두유다.

구수한 향기가 부엌에 가득하다. 아이들은 두부가 언제 완성되어 한 첨 먹어볼까 마냥 설렌다.

 

 

 

 나무주걱으로 꾹꾹 눌러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콩물이다. 이것이 두유다. 소금을 약간 넣어 먹으면 맛이 훨씬 더 좋다.

아이들 모두 한 컵씩 콩물을 받아들고 마냥 행복해 한다.

 

 다 걸러진 콩찌꺼기는 따뜻한 곳에 발효시켜 비지찌게용으로 쓴다.

 

 

 다 걸러낸 콩물에 간수를 부어가면서 응고시키면 두부가 된다.

 

 간수를 넣어 나무주걱으로 바닥을 살살 긁으면서 응고시킨다.

 

 간수

 

 콩물이 뭉글뭉글하게 엉긴다. 이것을 떠 먹으면 순두부가 된다. 시댁에서 콩을 만들때면 순두부 한 사발에 양념장을 곁들여 먹었었다. 맛이 정말 좋다.

 

 

 응고되어 잘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솥뚜껑을 올려놓고 잠시 기다린다.

 

 그 동안 베보자기를 물에 불려 깨끗이 빤 다음 두부를 짜려고 준비 중이다.

 

 고무다라에 베보자기를 펼쳐 놓는다.

 

 그리고 응고된 콩물을 부어준다.

 

 

 그리곤 나무판으로 눌러 물기를 빼 낸다.

 

 두부에서 빼 낸 물을 다라에 담아 두부 위에 올려놓아 두부를 단단하게 굳힌다.

 

 이제 두부가 완성되었다. 어느새 이렇게 많이 두부를 먹었다. 두부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에게 고루 두부를 먹인다.

 

 주방에선 쉴 틈이 없으시다. 열심히 두부를 접시에 담아내느라 바쁘시다.

 

 

 요렇게 쟁반에 담아내면 고소하고 달큰한 전통두부가 완성된다. 배가 부른데도 자꾸만 손이가 저녁밥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맛나게 먹었다.

 

 양념장도 아주 맛있게 잘 배합되어 어머니의 손맛을 맘껏 맛볼 수 있었다.

 

 이제 남아 있던 갈아놓은 콩을 다시 부어 다음 두부만들기 체험을 준비하고 계신다.

두부와의 힘든 하루가 저물어 간다.

 

이곳에 다시 갈아놓은 콩을 부어 다시 두부만들기가 시작된다. 두부만들기 장인의 솜씨를 맘껏 보고 사진 찍고 맛난 두부도 먹어 보았지만 연세드신 어르신의 굽은 허리가 마음에 걸린다. 모쪼록 오랫동안 건강하게 이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기원해 본다.

 

김주헌 촌장과 함께하는 체험마을

주소: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신론리

전화: 031-772-3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