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여행] 저물어가는 가을의 문턱에 찾은 진도의 쌍계사
소치 허련 선생이 기거한던 운림산방(명승 제80호 지정)을 둘러보고 주차장 옆에 있는 쌍계사로 들어간다.
주차장에는 벼를 말리는 농부의 모습이 보이고 저녁 해를 받은 쌍계사의 일주문은 우리를 반가이 맞아준다.
쌍계사는 진도읍에서 동남방으로 7km 거리의 첨찰산 아래 자리하고 있다.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한 후 수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절 양편으로 하천이 흐른다 하여 쌍계사라고 이름 하였다.
쌍계사는 주변에 50여 종의 생태수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데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사찰 남쪽으로는 조선말 남종화의 대가였던 소치 허유 선생이 기거하던 운림산방이 인접하고 있다. 뒤쪽인 북편으로는 진도의 명산인 첨찰산이 둘러싸고 있어 섬중의 산골에 깊숙히 들어앉은 사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쌍계사는 사찰을 들어오는 길목에 오랑국(삼별초난 때 진도에 세워졌던 국가의 명칭)을 세웠던 왕온의 무덤과 왕온이 탔던 말무덤이 있고 사서북편으로는 천연기념물 제 107호인 50여 수종의 상록수림 3,700평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운림산방을 구경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먼저 계단을 올라가고 딸아이는 매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러갔다.
기다리다 함께 움직였어야 하는데 알아서 오려니 하고 그냥 가 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계단 위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딸아이가 오질 않는다.
계단을 내려가 매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러 온 아이가 어디로 갔느냐고 물으니 어떤 아저씨를 따라 갔다는 것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고등학교 1학년 딸아이인지라 어떤 아저씨를 따라 갔다는 말에 혼비백산하여 아이를 찾았다.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니다 혹시 쌍계사 절로 갔나 싶어 쌍계사를 향해 걸어가는데 저만치서 딸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딸아이는 얼굴이 잔뜩 찌푸러져 있다.
혼자만 두고 엄마, 아빠가 먼저 사라져 너무나 기분이 나쁘다고 있는대로 입을 내민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오려니 한 것이 잘못이다.
갈 곳을 미리 말해주거나 기다렸어야 했다.
뒤늦은 후회.......
딸아이에게 미안하다 하고 한참을 딸래미 비위를 맞추려 애를 썼다.
쌍계사 뒤쪽인 북편에 있는 진도의 명산인 첨찰산(尖察山)은 옛날 유일한 통신수단이였던 산봉에 100여평의 봉화대가 있어 일명 봉화산이라고도 부른다.
이 봉화산은 조선시대 너무나도 유명한 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유일한 명산이기도 하다. 1592년 임진왜란 시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켜 왜병과 싸운 것은 너무나도 잘 아는 사실이다.
사명대사는 서산대사의 제자로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13세에 맹자를 다 알았다 한다.
불교에도 통달하여 선종(禪宗)의 주지를 권하였으나 사양하고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유정은 묘향산 금강산, 팔공산, 청량산. 태백산등 명산을 찾아 다니며 고행과 수행하다가 진도 첨찰산 상봉 동암에 머물렀다.
당시 사명대사가 첨찰산에 온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사방에서 구름같이 도(道)를 배우러 첨찰산에 모여 들었다. 각처에서 모여든 제자들에게
“어제 피었던 꽃이 오늘은 시들어지고 가지가지 허망할 뿐이다. 우리 인간세상도 꼭 이와 같은 덧없는 하루살이와 같은 것이 인생이다. 너희들도 아까운 세월만 헛되
이 보내지 말고 인간 진리를 깨달아라. 석가여래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사람의 배꼽 속에 있는 것인데, 왜 다른데서만 구하려고 애를 쓰며 세월만 보낸단 말이냐”
하면서 정원에 꽃잎 떨어지는 것을 비유하면서 불교의 최고진리를 설명하였다 한다. 이리하여 제자들은 크게 깨닫고 모두 흩어지고 유정만이 좌선(坐禪)에 들어가 무아(無我)의 경지에 올라 도를 통하였다는 유명한 산이다.
첨찰산 쌍계사 일주문
한적한 길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쌍계사가 나온다.
길가에 구기자나무가 심어져 있다.
빨간 구기자 열매가 하도 예뻐서 한 컷 찍어보았다.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이효석 작가는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다.' 했는데 참 절묘한 표현인 것 같다.
천연기념물 제107호 진도 쌍계사 상록수림
첨찰산(尖察山) 485m 산록(山麓)에 자리 잡은 쌍계사(雙溪寺)옆에 위치하며 진도 의신면의 상록수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록수림들 중의 하나이다.
상록수종(常綠樹種)으로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참가시나무, 감탕나무, 종가시나무, 생달나무, 모새나무, 참식나무, 차나무, 자금우, 광나무, 붉가시나무, 모밀잣밤나무, 마삭줄, 멀꿀 및 모람 등이 자라고 있다. 낙엽활엽수(落葉闊葉樹)로는 졸참나무, 자귀나무, 느릅나무, 말오줌때, 쥐똥나무, 실거리나무, 조록싸리, 삼색싸리, 소사나무, 갈매나무, 윤노리나무, 굴피나무 및 예덕나무가 있으며 삼색싸리는 본 지역이 특산식물이며 비교적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다.
숲 가장자리에는 싸리 비슷하지만 퍼진털이 많은 진도싸리가 자라고 또 최근에 정체가 밝혀진 돌동부(Vigna)가 이리저기 엉키어 있다.
돌동부는 진도에서는 돌팥 이라고도 하며 열매가 동부같이 생겼다. 그러나 뿌리가 굵어져서 6년근(年根) 인삼(人蔘)정도 자라며 먹을 수 있다. 건조에 강하지만 남쪽에서만 겨울을 지낼 수 있다.
푸른 숲 속을 거닐다보니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도 맑아진다.
아담한 쌍계사 절이 보인다.
돌틈 사이에 핀 코스모스가 반가이 우리를 맞이하여 준다.
대웅전이 눈에 띈다.
깨끗한 사찰 마당을 내려다 본다.
부처님 전에 세번 절하고 인사를 여쭌다.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며 코스모스를 배경삼아 한 컷 찍어본다.
돌로 담장을 두른 사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초록의 밭에는 고추와 콩 등이 심어져 있다.
쌍계사는 아담하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찰이다.
'삶의 여유을 찾아 > 전라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남여행] 푸른비로 마음을 적셔주는 곳-고산 윤선도의 녹우당 (0) | 2011.11.20 |
---|---|
[진도여행] 울돌목을 가로지르는 진도대교의 야경 (0) | 2011.11.18 |
[진도여행]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 소치 허련선생이 기거하던 운림산방 (0) | 2011.11.14 |
[진도여행] 대몽항쟁의 역사적 중심지 진도 남도진성 (0) | 2011.11.13 |
[진도여행] 대몽항쟁의 중심에 있던 삼별초를 이끌던 배중손 장군의 사당 (0) | 2011.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