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건강과 행복/일상

가족과 함께 훈훈한 사랑 꽃피운 친정어머니의 생신상

무지개_느티 2013. 1. 27. 20:01

모처럼 우리집에서 친정어머니 생신상을 차리게 되었다.

어느날 남편이 뜬금없이 한 마디 한다.

"자기 요리 잘 해?"

"갑자기 요리는 왜요?

못하지는 않지요." 라고 했더니

"장모님 생신상 이번에는 우리집에서 차리지. 시간도 많으니."한다.

 

남편의 호의가 고마워 쾌히 응낙하고 남동생에게 전화를 한다.

"이번엔 우리집에서 엄마 생신 차릴게. 매번 너희집에서 차려서 매형이 이번엔 우리집에서 하자고 하네."

남동생도 좋다고 한다.

 

사실 아버지 생신상은 큰올케가 차리고 엄마 생신상은 늘 남동생이 차렸었다.

요즘 시집식구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고 여행하고 하는 것을 매우 번거로워 하는 세상에

우리 올케들은 싫은 내색없이 시집식구들을 대하니 시누이 입장에거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

올케들이 참 고맙다.

 

우리 엄마는 올해 78이시다. 아직 설을 세지 않았으니.

80이 얼마 남지 않은 고령이신데 난 아직도 우리 엄마가 청춘이라 착각을 한다.

관절이 아프셔서 거동하시기 힘들어 하심에도 늘 잘 계시려니 하고 무심했던 것 같다.

 

우리 엄마는 6형제 중 맏이로 태어나신 아버지 때문에 든든한 맏며느리 노릇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시다.

작년에 5월 5일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손님이 다소 줄긴 했지만 명절을 세려면 대부대가 움직인다.

다 모이면 60~70명은 잠깐된다.

그 식구들을 다 건사하시느라 명절을 세고나면 초죽음이 되곤 하였다.

 

엄마의 고단함이 늘 안타깝고 애처롭다.

 

우리 엄마, 아버지께서는 몸은 고달프시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풍요롭게 지내신다.

다 주어도 더 주고싶어 하시고 늘 형제자매, 자식, 조카들이 모두다 다 잘 되길 바라신다.

 

정년퇴임 이후 아버지께선 어머니와 함께 게이트볼도 치시고 서예에 농악에 시간을 쪼개서 생활하고 계시니 마음만은 청춘이시다.

두 분 모두 서예작가로 함께 활동하고 계신다.

시간 날 때면 걷고, 탁구, 게이트볼에 건강관리도 하시고 취미생활도 하시니 마음이 건강하시다.

 

남은 여생 부모님께서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만을 빌뿐이다.

 

5남매가 각자 잘 할 수 있는 것을 정해서 각자 만들어서 오니 상다리가 휜다.

 

 미역국은 내가 끓였다. 구수하니 맛이 좋다.

 

 여동생이 집에서 찐 떡에 예쁜 꽃을 장식해서 생신케잌을 대신한다. 이것 찌느라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잠을 못 잤다.

대추씨를 빼서 곱게 돌돌 말아서 만든 장미꽃 장식이 참 예쁘다.

여동생은 솜씨가 좋아서 옷도 잘 만들고 바느질도 잘 하는데 나는 손재주와는 거리가 멀다.

 

 

 

 

 작은올케 작품 단호박해물찜이다.

홍합을 삶아서 일일이 살만 발라서 홍합, 새우살, 오징어, 파프리카 등을 굴소스에 버무려 단호박 속을 긁어내고 그 안에 해물을 넣어 찐 것이다. 아주 인기가 있었다.

 

 해물 위에 치즈를 올려 쫄깃한 맛이 있어 아이들도 잘 먹는다.

 

 막내올케 솜씨

굴전이 특히 맛있었다.

 

 큰올케작품 쇠고기배추 샐러드

새콤달콤하면서도 아삭한 배추와 어우러져 느끼하지 않고 인기였다.

 

 당면을 불렸다가 간장과 기름 등을 넣어 볶으면서 만든 잡채

면발이 오돌오돌하고 불지 않아서 아주 맛있다. 여동생 솜씨이다.

 

 

 꼬막무침은 내솜씨 ㅎㅎㅎ~

볼품은 없어도 맛은 괜찮다.

 

 두부와 톳을 넣어 무친 톳무침

이것도 내솜씨

 

 무쌈은 막내올케 작품

 

 연안부두에 가서 문어 2kg를 사 왔다. 양파와 된장을 조금 넣어 삶았다. 초장에 찍어먹으니 신선한 맛이 좋다.

난 손쉬운 것만 맡아서 했다. 그러나 가격은 좀 나가는 것으로.......

 

 

 

 

 여동생 딸 은진이

조카가 할머니께 드리는 대형 카드이다.

조카의 마음이 예쁘다. 은진이는 강남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벌써 고1이다.

 

손자, 손녀, 아들, 며느리의 상품 증정 이후에 어머니께서 새배돈을 미리 주셨다.

손주들 하나하나 새배돈 증정식이 있었다.

이번 생신에는 아버지께서 시골에 종친 일을 보시는데 결과보고가 있어서 참석을 못하셔서 못내 아쉬웠다.

 

어머니께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고 유지하면서 백수상수하시기를 기원해 본다.

모처럼 5남매가 모여 복닥거리며 지낸 하루

조카들도 우리 5남매도 마냥 행복했다.

자리 마련해 준 올케들과 남편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함을 느낀다.

 

어때요?

요즘 이런 집 보기 드물지 않나요?

부럽지요?

 

 

 설 다음 날 법주사에서 생신 때 해 드린 고운 한복을 입고 고운 자태를 자랑하며 마냥 즐거워 하시는 어머니

 

 사위가 이리저리 취하라는 포즈를 취하며 마냥 행복해 하신다.

시부모님과 친정어머니 한복은 내가 다 해드렸으니 마음이 뿌듯하다.

예쁘게 차려 입고 서예, 사군자를 치시며 휘로대회를 다니시는 우리 어머니는 아직도 청춘이시다.

 

 

 "사진 찍기 싫어하는데 오늘은 한복 바람에 많이 찍었네. "하신다.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과 시리도록 법주사의 정경을 배경으로 정겨운 어머니가 계시니 참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