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건강과 행복/일상

이모가 주신 사랑의 선물

무지개_느티 2012. 1. 28. 16:32

나에겐 아직 결혼하시지 않은 이모가 두 분 계신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살아 생전에 효로써 두 분을 섬기셨던 이모들이시다.

지금은 자상하시던 외할머니도 외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이모 두 분이 함께 사신다.

두 분 다 공무원으로 한 이모는 정년퇴임을 하셨고 막내이모는 아직 현직에 계신다.

하루하루 사는 게 바빠 이모 회갑기념으로 찍은 사진을 앨범을 만들어 놓고 1년이 지난 다음 드리게 되었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이시라 웃음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풍부한 이모들이시다.

넷째이모는 지금은 퇴임을 하시고 봉사활동이나 꽃꽂이, 서예, 사군자 치기, 폐백요리 등을 하시며 지내고 계신다.

재주도 많고 아는 것도 많은 이모들이 결혼하지 않고 계신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두 분이 서로 의지하고 곱게 사시는 것도 보기 좋다.

 

세월이 가서일까?

넷째이모께서는 다리를 다쳐 수술하시고 작은 감기에도 폐렴으로 악화돼 입원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짠하다.

아직도 내 머리 속에 있는 이모들은 한겨울에도 미니스커트에 롱부츠를 신고 아름답게 치장하고 다니시던 곱디고운 이모들인데.......

 

남편과 함께 이모댁에 방문해 맛있는 저녁도 대접받고 회갑기념 앨범을 보시며 환하게 미소짓던 넷째이모께서 집에 간다고 하니 유기농딸기쨈과 미역을 예쁘게 포장해 주신다. 손재주가 많으신 이모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뫼시며 결혼도 하지 않고 청춘을 다 바친 이모들께 감사한 마음도 들고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이젠 이모들께서 늘 건강하시고 하루하루 삶을 멋지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한다.

그리고 이모들께서 외롭지 않은 삶을 사셨으면 한다.

 

이모께서 주신 선물을 집에 가져와 기념으로 남기려 한 컷 찍어본다.

 

 넷째이모께서는 꽃꽂이도 아주 잘 하셔서 내가 약혼식을 할 때도 아주 아름다운 장미로 곱게 치장을 해 주셨다. 1992, 1월 12일

 그리고 4월 12일 결혼식에는 폐백음식을 밤새 만들어 주셨었다. 예식장에서 일하시던 분이 이런 폐백음식은 처음 본다며 극찬을 했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난 이모께 회갑기념으로 옷 한 벌과 남편과 함께 정성으로 찍은 사진을 현상해 앨범을 만들어 드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모댁에 방문했을 때 오징어로 예쁜 매화가 피어난 것처럼 멋있게 폐백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돌아오는 길에 폐백음식 만들 재료를 싸주셔서 그냥 먹기가 아까워 한참을 보관했다가 마른 오징어에 곱게 피어난 매화를 한 송이씩 똑똑 떼어 먹었다. 먹으면서도 매화꽃 한송이에 들어가 있는 이모의 정성을 함께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