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좋은 글

엄마 걱정-기형도

무지개_느티 2017. 2. 9. 06:00

지난 1월 4일

어머니께서 여든 두번째 생신을 맞이하셨다.

팔순 잔치를 못해드리고 그냥 식구들끼리 모여 생신상을 차려드려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제주도 2박 3일의 여행 일정을 잡았다.

무릎 관절염이 심해 걷기 힘들어 하셔서 비교적 쉬운 코스로 돌았지만 그래도 버거워하신다.

젊은 시절엔 자식들 건사하시랴 시댁 식구들 온갖 행사며 구덥 다 치르시고 할머니 모시며 사시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으셨던 어머님.

여든 두번째 생신날

의미 있는 여행의 기회를 갖고자 부모님 모시고 제주도로 향했다.

 

삼성혈 입구에서 부모님의 뒷모습을 담아본다.

어머니께서 다리가 많이 휘어지셨다.

마음이 아파온다.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출전 : 국어시간에 시읽기1, 나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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