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한적한 농촌 마을.
왜 이곳을 투어에 넣었을까?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의 구룡마을.
거북구(龜)에 용용(龍), 즉 현무를 뜻하는 글자로 왕궁리 유적에서 보면 북쪽에 있는 현무자리를 뜻하며, 기가 센 마을이라고 한다.
내가 살던 동네에선 대나무를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곳에 오니 대나무가 지천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대나무하면 전남 담양군의 죽녹원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곳 익산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을 보고 난 뒤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인공과 자연의 미를 떠올려 본다.
담양의 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약 16만㎡을 조성하여 2003년 5월 개원한 대나무 정원이다. 즉 인공적으로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 익산의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은 미륵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한강 이남의 최대 대나무 군락지로 자연적으로 생성된 대나무숲이기 때문에 더욱 생태적 가치가 높다.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은 50,000㎡에 이르는 한강 이남의 최대 대나무 군락지로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생태의 보고다. 그러나 2005년 동해를 입어 많은 대나무들이 고사하였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복원 사업을 통해서 고사된 대나무를 제거하고, 산책로를 조성,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등 서서히 대나무숲을 살리고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대나무숲 입구
바쁜 일상 속에서 언제나 ‘빨리빨리'를 외치며 살던 도시인에게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천천히 걷지 않으며 자칫 베어 놓은 대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다. 천천히 푹신한 대나무 숲을 거닐며 발 밑도 조심조심해서 걸어야 하고
쭉쭉 뻗은 대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늘도 감상하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여유로와 진다.
참마무 한 그루. 세상사에 지쳐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그래도 뿌리를 땅에 대고 힘겹게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대나무는 활용도가 높아 죽부인을 비롯해 대나무 죽제품을 이용해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 익산의 죽제품은 강경오일장을 통해 충청, 경기까지 팔려나갔다고 하여 ‘생金밭'이라 하였단다. 생계를 잇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대나무는 굵은 왕대도 한 달 동안 다 자라 위용을 과시한다고 한다. 오래된 대나무는 속으로 살이 오른다고. 새로나온 대나무는 녹색이 선명하다.
담장 너머엔 매화가 막 피어난다. 향긋한 매화 향기가 발길을 머물게 한다.
돌담과 이끼가 어우러져 세월의 무게가 전해져 온다.
뜬바위로 가는길
뜬바위
풍수를 좀 아시는 분이 있는 모양이다. 이곳이 기가 센곳이 느껴진다고 한다.
뜬바위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우리나라의 담장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한 수 배워본다.
현대판 돌담
마당 앞 백구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짖지도 않는다.
농촌 마을의 백구조차 순박하다.
돌담과 살구꽃 그리고 벽돌담
블럭담장
흙담과 현대판 매쉬울타리의 옛것과 새것의 어울림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난 한적한 전원 마을
느티나무가 마을을 감싸고 있다. 여름엔 많은 이들에게 그늘의 고마움을 일깨워 주리라.
느티나무 정자아래에서 바라보는 구룡마을의 대나무 숲. 경지정리도 되지 않아 구불구불 한 것이 어릴 적 고향마을을 연상케 한다.
정겨운 시골마을이다.
마음씨 좋고 순박해 보이는 구룡마을의 이장님께서 대나무숲을 안내하시고 이제 이별의 인사를 하시네요.
구룡마을은 팍팍한 도시의 생할에서 잠깐의 여유를 갖고 사색하기에 좋은 마을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머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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