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남편이 주말이면 바빠 어버이날 시댁엘 가지 못해 한 주 되에 내려가게 되었다.
제천으로 가다 원주에 들러 천연기념물 사진을 찍고 가자고 한다.
전날 늦게 집에 들어간 데다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가려니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똑같은 처지인데 남편은 운전대를 잡고 딸래미와 난 잠에 빠진다.
이럴 때 참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한참을 자다보니 일어나라 한다.
눈을 뜨고 보니 아주 멋진 은행나무 한 그루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에 왔으면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 그러나 연녹색 고운 은행잎을 보는 재미도 괜찮다.
은행나무가 이울어진 곳 하나없이 참 잘 생겼다.
인삼밭 뒤로 우뚝 선 은행나무
방향을 바꿔가면서 천천히 돈다. 그리고 한 컷 한 컷 정성껏 찍어본다.
저 멀리서 딸아이가 재롱을 부린다.
바깥으로 드러난 은행나무 뿌리들
나무에 혹이 달린 것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참 희안하게도 생겼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깎고 다듬고 일부러 만들지 아니하였음에도 온갖 형상을 빚어내곤 한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고개들어 하늘을 본다.
빛이 어떻게 비춰지느냐에 따라 나뭇잎 색이 다 다르다.
저 멀리 은행나무가 보인다. 어릴 적에 흔히 보았던 인삼밭도.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167호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 정자나무 또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다.
반계리 은행나무의 나이는 800∼1,0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32m, 둘레 16.27m로 논밭 중앙에 있다.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전체가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일부 가지는 부러질 염려가 있어서 받침대로 받쳐져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마을에 살던 성주 이씨의 한 사람이 나무를 심고 관리하다가 마을을 떠났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큰스님이 이곳을 지나는 길에 물을 마시고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꽂고 갔는데 그 지팡이가 자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이 나무 안에 흰 뱀이 살고 있어서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는 신성한 나무로 여겼으며, 가을에 단풍이 한꺼번에 들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오래되고 큰 나무로서 생물학적 가치가 높고, 신목으로서 역할을 하고 전설을 가지고 있는 등 민속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삶의 여유을 찾아 > 강원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주여행] 느티나무 아래 쉼터를 제공하는 원성 대안리 느티나무 (0) | 2012.05.23 |
---|---|
[화천여행]토고미자연학교에서 즐기는 건강한 식단 (0) | 2012.05.22 |
[화천여행]토고미자연학교에서 트랙터를 타고 소 여물을 주어요 (0) | 2012.05.13 |
[화천여행]전통방식 그대로 떡메치기를 하여 만든 쫄깃한 인절미 (0) | 2012.05.11 |
[화천여행]토고미자연학교에서 신나게 축구를 (0) | 2012.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