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좋은 글

연탄 한 장-안도현

무지개_느티 2010. 1. 25. 12:05

가슴이 따뜻해 지는 시 

안도현 시인의 시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이웃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꽃처럼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면.......

 

수안보양조장에서 촬영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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