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글/좋은 글

낙화-이형기

무지개_느티 2010. 3. 11. 21:35

2008.4.12

결혼기념일이라 의미있는 여행을 하고 싶어 성주, 합천, 고령 등지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성주 IC를 나와 가야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경북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가 나오는데 조금 더 가다 보면 길 오른쪽에 아름드리 벚나무가 있다. 화사한 벚꽃이 너무도 아름다워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감상했다.

농부아저씨는 꽃이야 어떻든간에 과일나무 농약 뿌리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덕분에 진한 농약냄새를 맡아야만 했다.

달콤한 꽃향기에 취하고 싶었는데 농약 냄새에 취하고 말았다.

아~~~~ .

아래 제공된 사진은 남편이 촬영한 것을 빌려다 썼음.

 

 신정리의 벚나무길

 

  벚나무 안쪽으로 희뿌연 안개같은 것이 보이나요? 농부아저씨가 뿌려대는 농약이랍니다.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