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친정아버지 고희 기념으로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금강산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금강산 관광을 할 수 없으니 다소 아쉽다.
3일 내내 비가 내려 폭포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마치 용의 등줄기가 굼실굼실 하듯 쏟아져 내리는 구룡폭포는 장관이었다.
이때 카메라를 새로 장만해서 갔는데 북한 담당자가 "살만 한가 보디요?"라고 던지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3일 내내 우비를 입고, 한 손엔 우산을 들고, 카메라에 빗방울이 맺힐까 수건으로 가리고 카메라를 보호하며 사진을 찍던 남편의 열정이 새삼 느껴진다.
여기에 올리는 사진은 남편의 작품이다.
금강산 구룡폭포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물소리가 대단하더군요.
미륵불이란 글씨를 새겨 놓았군요.
거세게 쏟아지는 폭포수가 잘디잘게 부서져 관람대에까지 물방울이 튀더군요.
맑고 깨끗한 금강산이 보기 좋았답니다.
폭포
이형기
그대 아는가
나의 등판을
어깨서 허리까지 길게 내리친
시퍼런 칼자욱을 아는가
질주(疾走)하는 전율과
전율 끝에 단말마(斷末馬)를 꿈꾸는
벼랑의 직립(直立)
그 위에 다시 벼랑은 솟는다
그대 아는가
석탄기(石炭紀)의 종말을
그 때 하늘 높이 날으던
한 마리 장수잠자리의 추락(墜落)을
나의 자랑은 자멸(自滅)이다
무수한 복안(複眼)들이
그 무수한 수정체(水晶體)가 한꺼번에
박살나는 맹목(盲目)의 물보라
그대 아는가
나의 등판에 폭포처럼 쏟아지는
시퍼런 빛줄기
2억 년 묵은 이 칼자욱을 아는가
현대시,참신한 아이템1,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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